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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창고

이게 새벽 감성인가요? - 시도 아니고 수필도 아니고 이상한 것

 

 어제, 이상한 사진 한 장을 찍었다.


 평범하고 어둡게 찍힌 빌라, 가시나무, 그리고 불법 주차 딱지가 붙어있는 하얀 차와 함께 하늘 같기도 하늘 같지 않은 수많은 구름 사이에서 보이는 하늘색을.


 누가 하늘색을 하늘색이라고 이름 붙였을까.


 이 순간을 보고 지은 것이라면, 참 잘 지은 것이다.


 하늘색은 너무 이상했지만, 이상 같았다.


 껌껌한 거리와 대비되어서 자기 혼자 빛을 내고 있었다.


 현실과 이상이 같이 공존하고 있었다.


 둘은 잘 어울렸지만, 절대 섞이지 않았다.


 중간 따위라는 것이 없고, 현실은 현실이고, 이상은 이상이라고 확실하게 구분 지었다.


 그만큼 확실한 장면이 있었을까.


 둘은 왜 섞이지 못할까.


 확 섞어버리면 어떨까.


 섞어버리면


 물과 기름처럼 되어버릴까.


 현실도 아니고, 이상도 아닌, 정말 이상한 것이 되어버릴까.


 잘하면 중간이라는 것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중간으로 가버릴까.


 현실과 이상을 잘 섞어낸 이상한 세계.


 완벽한 균형을 가진 세계.


 하지만 이곳에 완벽한 것은 없다.


 완벽한 균형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계이지만,


 그들은 균형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정작 현실과 이상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자신만의 주장을 가지고 싸운다.


 현실과 이상을 구분 지으려고 한다.


 원래 현실과 이상을 구분 짓는 그들이기에.


 결국 또 다른 세계를 만드는 것은 그만두고


 새로운 하늘색을 만난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


 오늘도 어김없이 포스트 쓰는 것을 미루다 미루다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그랬더니 11시가 되어있더군요...


 뭘 쓸까, 뭘 쓸까, 하다가 딱히 글로 쓸만한 무언가가 생각나지 않아서 이렇게 수필도 아니고 시도 아닌 이상한 것을 쓰게 되었네요.


 저번에 일주일을 정리하는 글에서 블로그에 의무감이 아닌 책임감을 가지고 싶다고 쓴 적이 있는데,


 이건 완전히 의무감으로 쓴 글이네요. 정말 저만을 위한 글을 썼습니다.


 보다 보니까 일기 같기도 하고, 미묘한 글이네요.


 오늘은 쉬어간다는 의미로 사진도 넣지 않고 글로만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블로그에 새로운 시도를 해서 스스로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포스트를 마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